1975년작 / 미국 / 공포, 재난, 서스펜스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각본 : 피터 벤츨리
원작 : 피터 벤츨리 소설 <죠스>
출연 : 로이 샤이더, 로버트 쇼, 리처드 드레이퍼스
음악 : 존 윌리엄스
제작비 : 900만 달러
월드 박스오피스 : 471,411,300 달러
전 세계 바닷가에 공포를 불러일으킨 영화.
이 영화를 어릴 적 보고 지금까지 바다를 두려워하게 되었다. 어두운 심해 속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 그 원초적 공포에 대한 감정을 극도로 잘 이끌어낸 작품이다. 더불어 할리우드에서 블록버스터란 개념을 최초로 탄생시킨 영화다. 당시 28살의 천재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당찬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또한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중요한 작품이었다.
줄거리
휴가철이 온 작은 해안 마을에 나타난 상어의 공격으로 여대생이 희생된다. 지역 유지는 상어의 출현으로 위험했지만 지역의 큰 수익원이 되는 해수욕장의 폐쇄를 반대하고 나서자 경찰서장 마틴 브로디 <로이 샤이더>은 해양학자 후퍼 <리처드 드레이퍼스>와 거친 상어잡이 선장 퀸트 <로버트 쇼>과 함께 녀석을 찾아 나선다.
젊고 당찬 애송이 감독의 등장. 아니꼬운 노장 스텝들.
스필버그의 초기작답게 제작진과의 비화도 많았다. 미국은 우리나라 촬영현장과 달리 전문 스텝들은 대부분 고령인 경우가 많다. 스필버그의 과거 인터뷰에서도 22살에 TV쇼 연출을 했을 때도 자신과 일하는 주변 스텝들의 나이가 평균 60세가 넘었고 죠스의 현장도 비슷했기에 고령의 베테랑 스텝들 사이에서 한참 <어린 친구>가 주도하기 위해선 감독 만의 특별한 방법이 필요했었다. 결국 촬영 현장에선 스텝들을 향한 애송이 신인감독의 고성이 터졌고 당시 촬영을 맡은 <빌 터틀러 촬영 감독>의 말에 따르면 그는 촬영이 끝나자마자 스필버그 감독과 인사도 안 하고 떠나버렸으며 나머지 스텝들은 촬영 중에 로봇 상어 말고 <진짜 상어>를 촬영에 쓰자고 건의했었는데 그 이유는 <스필버그 감독을 상어밥으로 던져 버리고 싶었다>는 아찔한 이유를 달았다.
누군가 정한 룰은 아니지만 세계의 거장들의 뒷이야기를 들어보면 항상 폭군이 된 감독과 스텝 간의 마찰에 대한 이야기가 소소히 전해진다. 그만큼 감독의 완벽주의가 빗어낸 기이한 현상이 아닐까 싶다.
한편 당시 스필버그의 말론 죠스 촬영현장 이후로는 더 이상 스텝들과 언쟁을 벌이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원작 소설과는 다소 다른 이야기
원작 소설은 캐릭터 간의 관계가 더욱 복잡했다고 한다. 해양학자 후퍼가 서장 마틴 브로디의 아내와 바람이 났단 설정이었고 선장 퀸트와 후퍼는 계층 간(노동자와 엘리트)의 갈등을 묘사했다고 하니 원작대로였다면 바다 위에 모인 세 남자는 상어보다 서로를 먼저 더 죽이고 싶었을 것이다. 처음 원작을 읽은 스필버그는 인물들 간의 충돌이 부정적이라 오히려 그 세 남자보다 상어가 이기길 바랐다는 농담을 했다고 한다. 어쩌면 원작의 느낌을 더 반영했다면 커다란 식인 상어의 이야기가 아닌 상어를 잡으러 나선 인물 간의 대립이 주된 스릴러가 됐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었다. 단지 계획은 제때 실행이 안 될 뿐.
전동 모터와 실리콘 외피가 사용된 애니매트로닉스 기법으로 제작된 로봇 상어(스텝들은 로봇상어를 '브루스'란 애칭으로 불렀다)가 항상 말썽이었다고 한다. 지상 테스트에선 매번 정상 작동했으나 바닷물에 들어가는 순간 먹통이 되기 일쑤였다니 어쩌면 그 이유로 매번 스필버그 감독이 항상 스텝들과 다퉜을지도 모른다. 결국 로봇 상어문제로 촬영 스케줄까지 지장이 생기자 감독은 아예 상어의 노출을 줄이 잔 결정을 내린다. 상어의 직접적인 등장 대신 <상어의 시점샷> <수면 위를 가르는 지느러미> <상어와 연결된 부표의 움직임> 등으로 초중반까지 직접적인 노출을 줄이며 전 세계 모두가 아는 <존 윌리암스>의 긴장감 있는 테마를 곁들여 서스펜스의 극대화를 만들어냈다. 이 계획대로 완성된 영화에선 실제 상어의 전신 등장한 장면은 영화가 시작한 지 무려 81분쯤이었다.
결국 이런 기술적인 문제를 감추기 위한 스필버그의 임기응변은 도리어 그 영화의 뛰어난 연출력으로 인정받았고 추후 그의 연출 방식은 여러 괴수 영화에서 차용될 만큼 교과서적인 역할을 해왔다. 당시 스필버그는 영화의 성공 이유를 "쓸모없는 상어 로봇이 신이 내린 축복이었다"라며 말했단다.
결국엔 실제 상어가 동원되었던 촬영장
결국 나중엔 로봇 상어로는 도저히 촬영이 불가능한 장면 때문에 실제 상어가 촬영에 동원되기도 하였다. 그 부분은 후반부 바닷속 케이지에 들어간 후퍼를 공격하는 상어 장면이었는데 <고장 난 상어로봇>만으론 촬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제작진은 진짜 백상아리가 있던 해변으로 이동해 촬영에 나섰다. 하지만 실제 섭외된 상어?는 영화 속 거대한 상어에 비해 몸집이 작았기에 바다에 담가진 케이지를 비율에 맞춰 작은 크기로 만들었고 후퍼의 스턴트 역시 작은 체구의 여성을 섭외해 상어의 몸집이 커 보이는 효과를 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바다에 들어간 스턴트는 실제 상어가 너무 무서워 촬영을 꺼렸다고 했으며 더 재밌는 것은 실제 촬영하기로 했던 상어가 케이지에 달려들지 않았고 마침 그 옆을 조금 커다란 크기의 상어 한 마리가 지나가다 케이지에 설치한 줄에 우연히 몸이 걸려 몸부림치던 장면이 최종 촬영되었다고 한다.
900만 달러의 제작비와 혈기왕성한 천재 감독의 결과물은 전 세계 4억 7000만 달러의 대흥행과 함께 블록버스터란 단어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흥행에 당돌한 28세 감독은 자신에 영화가 48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거라 했지만 정작 죠스는 편집상, 음향상, 오리지널 스코어상 수상에 그쳤다. 그 소식에 스필버그는 "돈을 벌어주는 상업영화에겐 상을 주지 않는다"라며 농담 섞인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자신감 넘치던 완벽주의 천재 감독의 당돌한 출세작 <죠스>. 세계적인 흥행뿐만 아니라 서스펜스 영화를 위한 샷과 편집의 운영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말 그대로 교과적인 영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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