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JOB설

뉴진스 사태와 계약에 대하여

무비잡설 2025. 4. 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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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에 엮고 있는 어린 아티스트들의 고민은 충분히 이해한다. 오히려 여론에선 <뉴진스가 전속계약을 맘대로 바꿀 수 없다>며 나무라는 실정이다. 사실 이 글을 쓴 이유도 영화계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간간히 벌어지기 때문이다.
 

뉴진스 둘러싼 논란, 시작은 무엇이었나?

 

하이브는 자회사 어도어(ADOR)의 민희진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고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며 강경 대응에 나선 사건이다.
 
쉽게 말해 하이브 자회사로 들어간 어도어 민 대표가 하이브의 불합리한 운영에 반발했던 것인데 이에 하이브는 민 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를 나와 독자적인 운영하려 한 시도를 포착해 그녀를 배임으로 고발한 것이다.

 
이어 하이브 측 경영진이 어도어에 들어오면서 뉴진스를 발굴하고 개발했던 민 대표가 실질적인 경영에서 밀려나게 된 상황이다. 이에 뉴진스는 주인이 바뀐 어도어를 나와 독자 활동을 하겠다 선언했지만 법원은 억울해하던 소녀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계약은 계약이다

 
영화판 초기기획단계에선 많은 상황이 발생한다.
대게는 영화를 만들 시나리오를 가진 감독(대부분 신인감독)이 제작사를 만나 자신의 작품을 제안하게 되고 작품의 완성도나 성공 가능성에 따라 제작사와 감독은 각본 계약을 체결하고 소정의 계약금을 받는다.
 
각본 계약 이후의 피 말리는 싸움이 시작되는데 글을 쓴 감독은 제작사의 요구에 따라 수많은 각본 수정을 거치게 된다. 적게는 10번 정도의 수정을 거치고 많으면 30번.... 혹은 그 이상 수정을 하기도 한다. 물론 유명 감독이야 굳이 시나리오가 없어도 계약으로 잡아두는 경우도 있지만 초보들에겐 그런 호사는 벌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수정을 통해 완료된 시나리오는 배우나 투자사들에게 제안하게 되고 그 작품을 선택한 사람들이 나올 경우에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선택을 받기 위한 과정은 제작사의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수년..... 혹은 그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지인 중엔 8년 넘게 한 작품에 매달린 감독님도 계시기도 하다. 물론 이 긴 시간 동안 감독은 최초에 받은 계약금 말곤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지만 각본 계약의 나머지 금액을 받을 수 있고 이어서 감독 연출 계약까지 체결할 수 있지만 다수는 이 단계까지 가지 못하고 제작이 무산되는 케이스가 허다하다.
 
대부분 많은 수정을 거칠 수록 영화화의 가능성은 점점 멀어지는 형국이다. 왜냐면 수정이 많다는 얘기는 그 이야기를 본 누군가의 거부가 많았단 소리기에 시간이 길어질수록 감독이나 제작사는 불만이 많아진다. 
 
감독님아. 내 생각대로 바꾸는 게 더 좋을 거 같은데?
대표님 아이디어가 별로라니까요. 시나리오 볼 줄은 아세요?
 
제작사와 감독 간 수정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더라도 적당한 합의점을 찾아낸다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은 서로 <내 말이 맞다!>며 상대의 말을 듣지 않으려 한다. 남의 말을 듣게 되면 내 작품이 망가질 것이고 제작도 영영 불가능해질 것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더불어 너의 주장에 따랐다가 투자를 받지 못했다며 상대를 비난하기도 한다. 이런 사유로 대부분의 감독과 제작자는 앙숙이자 애증의 관계인 경우가 다반사다.
 
제작사 대표가 바보라니까 제대로 고쳐줘도 투자를 못 받아요!
신인감독이라 감이 없어. 어떻게 시나리오를 써야 먹히는지 모른다니까?
 
그러다 결국 제작사와의 긴 싸움에 지친 감독은 몰래 아이템을 가지고 나와 다른 제작사로 가서 그 아이템으로 계약하기도 한다.
반대로 양아치 제작사의 경우 계약된 시나리오에서 기존 감독을 잘라내고 새로운 감독을 앉히기도 한다. 
 
정말 그런 일이 가능하냐?
 
예전엔 자주 일어났고 지금도 종종 있긴 하나 찾아보긴 드물다. 요즘은 계약서가 필수라 이런 만행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계약으로 묶인 채 양측의 대립을 원만히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가?
 
답은 간단했다. 그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서로의 이야기를 존중해 주고 상대의 주장을 적당히 반영하면 그만이다. 그러면 더 이상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대부분 자신에게 손해 될 것이고 내 고유의 권한을 잃는단 생각에 위와 같은 이기적인 일을 벌이긴 하지만 계약은 양측이 합의한 약속이다. 그러니 그 행위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단지 내가 받아들이기 싫고 맘에 안 든다고 해서 처음 정한 약속을 맘대로 저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작은 일에도 서류에 사인하는 건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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